[리서치페이퍼 여원현 기자, 20.08.03]
안소영 주임은 6년 전 패키지 및 캐릭터 디자인을 주 업무로 하는 에이전시에 사표를 냈다. 오프라인 디자인 일을 하면서 워라밸은 꿈도 못 꿨기 때문이다.
색상이 잘못 인쇄되면 제품 자체의 질에도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분야인 오프라인 디자이너(전시, 패키지, 편집디자인)는 기획, 마케팅, MD, 고객 등 충분한 협의를 거쳐 예산, 형태, 동선, 색채 등을 세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모니터와 인쇄색상을 체크하고, 어떤 자재를 쓸 것인지 미리 알아두고, 어떤 방법을 통해 디자인을 만들어 낼지 살피고 숙지 해야 한다.
여러 사람들 과 협업하고 무언가를 결과로 만들어 내는 일이 쉬운 것 같지만, 이 같은 제품과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고민하고, 소통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프라인 디자이너의 야근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디자인 예술 계열의 일을 하면서 워라밸을 포기해야 하나요?”
한 회사의 평균 근속 기간이 1년 6개월도 못 미치는 요즘, 안소영 주임이 이지엠 인터내셔널의 디자이너가 된지는 어느덧 5년이 됐다. 그녀는 오랜 기간 이지엠에서 일을 하게 된 이유로 좋은 팀원들과 박카스 휴가와 같은 다양한 사내 복지제도를 꼽았다.
“야근이 당연하게 여겨진 디자인 예술 계열의 일은 이지엠에 입사하면서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되었어요. 매월 패밀리데이에 일찍 퇴근하고, 생일에는 오후 반차를, 결혼으로 일주일 간의 휴가를 받았죠. 휴가 낼 때도 이유를 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이제 5년차가 되어 리프레쉬를 위한 박카스휴가 10일을 받아 2주를 쉬게 됐어요. 박카스휴가로 활력을 충전하고, 더욱 열심히 일할 예정이에요.”
다양한 프리미엄 유아동 용품을 수입, 유통하는 ㈜이지엠 인터내셔널(대표이사 양을기) 안소영 주임은 워라밸을 다 따지면서 어떻게 회사의 성과를 올릴 수 있냐”고 묻는 기성세대가 다니는 회사가 아닌 “일과 삶의 균형, 업무 시간에 바짝 일하고 일찍 퇴근하는 것이 기업과 임직원 모두 ‘윈윈’이라는 방침, 그리고 직원의 행복이 조직의 성과를 높인다”라는 이지엠의 가족 친화 경영 덕에 디자이너도 워라밸을 챙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워라밸 (Work-Life Balance·일과 생활의 균형)은 회사와 구성원 간의 건강한 관계인 것 같아요. 억지로 다니는 게 아니라 회사와 본인의 발전을 위해 스스로 선택하고 내가 책임지는 일이죠. 좋은 복지 덕에 더욱 일에 열정을 가지고 디자인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보다 전략적인 디자인을 위해 또 고민하고 고민해 조금 더 퀄리티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싶어요.”
실용성과 더불어 디자인적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시대인 만큼, 오프라인 디자이너(전시, 패키지, 편집디자인)의 비중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계속해서 살펴보고 또 봐야 하는 직업인 오프라인 디자이너는 어떻게 보면 참 피곤한 직업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소영 디자이너는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제품에 대해 공부하고, 직접 디자인한 부스나 제품이 실제 완성되었을 때, 항상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하며, 틴티를 가장 애착이 가는 브랜드로 지목했다.
틴티는 방부제 없이 엘더베리(Elderberries), 치자나무(Gardenia) 등 식물에서 얻은 천연 색상 및 향으로 만든 독일 친환경 입욕 장난감 브랜드다. 탱글탱글 하면서 풍성한 거품이 나오는 버블폼 클렌저와 물에 넣었을 때 기포가 발생하는 유아 배쓰밤, 입욕제 등 아이가 목욕을 놀이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이다.
“홈쇼핑에 참여하게 되면서 틴티 제품 공부를 더 자세히 하게 됐어요. 제품을 공부하고 나니 디자인이 더욱 쉬웠던 것 같아요.”
안소영 주임은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공부한 시간만큼, 인쇄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은 만큼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이지엠에서 디자인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성장하는 오프라인 디자이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참조 링크 : http://www.research-pap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0940